이황이 27살 때 첫번째 부인과 사별후 3년 째 되던 해, 마침 예안에 귀양가 있던 권질이 그를 부른다. 권질에게는 집안의 참극으로 정줄을 놓아버린 여식이 있었는데 권질은 이황에게 "자네가 아니면 내 딸을 맡아줄 사람이 없네"라면서 간곡하게 부탁을 하고 결국 이황은 권질의 정신나간 여식을 아내로 받아들인다. 유홍준의《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보면 권씨부인을 요즘말로는 '사이코'라고 표현해 놓았다. 흠좀무...후술된 행동을 보면 아마 일족의 몰살로 인한 충격에 유아퇴행을 한 것 같다. 그래도 이황의 성격이 무던해서 잘 지냈다는 모양이다...하지만 정신병력이 있다보니 권씨는 이황을 난처하게 만들만한 일을 많이 벌렸는데 제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제사상에 있는 배를 집어다가 몰래 치마 속에 숨겼고, 결국 이황의 형수가 이 일로 질책하자 이황은 "제사도 지내기 전에 음식을 먹는건 예법에 어긋난 일입니다. 하지만 조상님께서도 후손을 귀엽게 여기실 터이니 손자며느리의 행동을 노엽게 보시지 않을 겁니다"라면서 아내를 감싸주었다. 나중에 제사를 마친 뒤 이황은 아내에게 왜 그랬냐고 물어보자 권씨부인은 배가 몹시 먹고 싶어서 그랬다고 말한다. 이에 이황은 배를 가져다가 아내를 위해 손수 배를 깎아 주었다고 한다.
출처는 엔하위키
고운 마음도 마음이지만 위트가 있다는건 예나 지금이나 참 쓸모 있는 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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