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으로 모여서 충동적으로 마시고 절제의 미덕이란 찾아볼 수 없었던 멋진 밤이었습니다. 사진마저 흐들렸습니다;;
사진보고 4명이서 7병이라니...미쳤다 하실지 모르지만 사실 제대로 마신건 4.5병 정도.
모임의 취지는 돌아오는 주의 이태리 번개 리스트를 짜는 것이었지만, 제가 재밌는 와인들고 간다고 짬뽕으로 가져가서 물 다 흐렸네요.
1) Fiano di Avellino
헐레벌떡 뛰어간 저를 처음 맞아준 이태리 깜빠냐의 화이트입니다. 노즈부터 매우 meaty합니다. 열어놓은지 좀 되서 그나마 산도도 생기고 meaty함이 날아갔다는데 처음엔 완전 베이컨이었다 하네요. 마셔보면 rich하고 매끄러운 느낌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미드 팔렛부터 살짝 sweet함이 느껴지고 끝에 살짝의 산도가 느껴지면서 단순치 않은 재미가 있네요. 지금 떠올려보면 약간 earthy했던거 같기도하고 부르고뉴의 화이트나 샤블리 같다는 인상이 있었네요.
2) Rully Louis Latour
Fiano와 비교가 되는 프랑스 화이트. 과하지 않은 산도에도 산뜻함이 좋네요. 노즈 및 피니쉬에서 느껴지는 드라이한 citrus, 배향(?), 미네랄등 의 complexity도 굿. 바디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은게 되려 가뿐해서 좋았습니다.
화이트는 두병 모두 열고 한참뒤에 시음한거라 막 열었을 때는 어땠을까 싶네요
3) Terrilogio Primitivo Puglia 2012
깜짝 리스트로 puglia를 제안하며 구입한 와인. Primitivo는 진판델과 같은 종입니다. 하지만 단독으로 또는 토종품종과 블렌드로 표현되는 떼루아는 꽤 흥미롭습니다.
Terrilogio는 집 근처 샵에 있는 아무 푸글리아를 집어왔습니다. 10불.
드라이하면서 스트럭쳐가 좋은데 바디감은 크지 않네요. 미네랄 좋고. 산도도 있는 편이면서 자두같은 블랙프룻. 밸런스도 괜찮고 폭은 작지만 시시각각 색다른 면을 보여주네요.
사실 오픈한지 만 하루가 지난 버틀이었습니다. 스트럭쳐도 좀 죽고.. 근데 향이 아주 멋지게 피어오르네요. 잔을 채우는 시나몬같은 매콤한 허브향이 인상적입니다. 시음할때는 쪼금 아쉬워지지만, 잔에 따른지 한시간이 지나도 죽지 않는 향만큼은 인정. wine searcher에 보니 fort lee에서 6불이네요 ㅎ 한번 시도해보시는것도 추천.
사실 오픈한지 만 하루가 지난 버틀이었습니다. 스트럭쳐도 좀 죽고.. 근데 향이 아주 멋지게 피어오르네요. 잔을 채우는 시나몬같은 매콤한 허브향이 인상적입니다. 시음할때는 쪼금 아쉬워지지만, 잔에 따른지 한시간이 지나도 죽지 않는 향만큼은 인정. wine searcher에 보니 fort lee에서 6불이네요 ㅎ 한번 시도해보시는것도 추천.
4) Filinona Sicily
이태리 구석구석 훑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된 시도. 근데, 사실 영 제 스탈은 아니네요..ㅎ 전에 다른 시실리를 마시면서는 망고같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그 '고무'스러운 느낌이 아주 뚜렷합니다. 캐릭터 하나 만큼은 개성있네요. 일단 다들 한모금만 맛보고 '내일 다시 만나요~' 하고 닫아버림 ㅎ
5) La Cetate Pinot Noir 2007, Romania
루마니아 와인하면 듣보잡 제3세계 같지만 알고보면 생산량 소비량 모두 10위 안에 들고, viticulture도 4~6000년 끊김없이 이어진 전통 와인 강국이라네요.
루마니아 피노가 그려내는 떼루아가 궁금해져 바로 구입.
2007년 빈티지는 참 마시기 좋은 시기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브리딩 없이 잔에 따르자마자 향이 멋지게 피어오르네요.
그냥 시시한 피노였다면 실망스러웠을텐데 ㅎ 이렇게 다른 느낌의 피노를 만나다니...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향이 잔을 그득하게 채웁니다. 그나마 아름씨가 '이건...강물 냄새...?'가 유일한 묘사. 묘하게 축축한 earthy함이 있습니다. 동시에 아주 튼실한 붉은 과실이 묽게 희석되어나오는 느낌이 좋네요. 마셨을때도 주욱 이어지는데 섬세하고 하늘하늘하고 구조감은 크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는 수면아래의 sweet함이 가볍게 올라옵니다. 약간 미국 피노같은 느낌나면서 이윽고 캔디향이 나네요.
다들 이게 무슨 피노냐~ 했지만 갠적으론 이런 하늘하늘한 느낌을 보여주는 포도가 또 있을까 싶었네요
6) Castillo de Sajazarra rsrv 2001, Rioja
제가 들고간 half liter의 세번째 와인. 전 이 와인을 bomb이라며 잔에 따랐습니다. 2001년이 excellent vintage라더니, fruit bomb이 아니라 다이나마이트같은 'bomb'. oak+earthy가 가히 폭발적입니다. 분명 oak터치가 강하긴 했지만 바닐라보다는 barrel 나무의 느낌. 정말 스페인같이 정열적입니다. 입안 가득 채우는 큰 바디감과 느끼한 earthy함. 스페인 와인을 처음 마시는 사람도 '이거 혹시 스페인?'할 거 같습니다.(물론 심하게 personal opinion) 너무나 훌륭하다고 느끼는 찰나에... 뭔가 허무한 느낌. 잔잔히 이야기하는 맛이 없습니다. 스페인 조폭같은 맛이랄까요ㅎ
7) Chateau Haut Selve 2009, Grave
여기서부터 오바였죠. 와인도 술입니다 ㅠㅠ... 요샌 와인마시고 취하는게 어찌나 성가시던지...
다행히 팔렛이 살아있었습니다만 그라브는 처음이었는데 더 세세히 느끼지 못했던 것이 아쉽네요. 이 와인의 주제는 '피망'. 밑에 약간의 단맛이 있어서 빨간 파프리카라고 잠시 생각했으나 다시 단호하게 '피망' 까베르네+멀롯 조합이 이렇게 vegetal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두고두고 마시지 못했습니다. 좀 지나면 floral 향이 피어나는 걸 느낄 수 있을 거 같았는데. 그래도 아주 만족 스러웠네요.
다행히 팔렛이 살아있었습니다만 그라브는 처음이었는데 더 세세히 느끼지 못했던 것이 아쉽네요. 이 와인의 주제는 '피망'. 밑에 약간의 단맛이 있어서 빨간 파프리카라고 잠시 생각했으나 다시 단호하게 '피망' 까베르네+멀롯 조합이 이렇게 vegetal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두고두고 마시지 못했습니다. 좀 지나면 floral 향이 피어나는 걸 느낄 수 있을 거 같았는데. 그래도 아주 만족 스러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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