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시작한 뉴월드를 오늘로 마쳤는데요 사실 정확히 말하면 뉴월드라기보단 호주를 제외하고는 제3세계에 가까운 조합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대체로 뉴월드스러운 느낌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뉴월드 중에는 가장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뉴월드의 고가 와인들보다 시음시기로 보나 와인 잔 등 다른 제반요소를 보나 만만했던 와인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1) Boekenhoutskloof Syrah 2010 - 남아공
와인 공부를 하면서 게부르츠트라미너 이후로 최고 어려운 발음 되겠습니다. 일단 노즈에서 오크의 buttery한 향이 부드럽네요. 남아공 와인으로는 세번째지만 전반적으로 오크 컨트롤이 참 좋다는 인상입니다. 전에 남아공 버젼의 yellow tail이라 할수 있는 Nederberg의 까베르네 소비뇽과 피노타쥬를 시음한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이 오크향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약간의 하늘하늘한 스탈의 피노타쥬보다는 몸집도 좀 있고 거친 구석이 있는 Syrah같은 품종에 참 어울리네요.
산도보다는 black fruit의 느낌과 시라의 구조감, 오크의 부드러움이 전반적으로 참 조화롭다 느꼈습니다. 대단한 컴플렉시티가 느껴진다거나 굳이 열심히 느껴야 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네요. 약간 보르도 스럽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오늘의 압도적 1등 레드!
2) Dead Arm Syrah 2009 - 호주
바로 시라 비교시음 들어갑니다. 노즈에서는 약간 아메리칸 오크 스러운 향이 올라오고 마셔보면 남아공보다 확연히 파워풀합니다. 향에 비해 조금은 강한 구조감이 산도로인해 두드러지는듯 합니다. 하지만 밸런스가 깨질정도는 아니고 피니쉬가 vegetal하기도, 참 Syrah스럽다는 느낌이 드네요. 사실 구조감의 피니쉬가 약간 드라마틱하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스테이크와 함께 했다면 참 좋을거 같습니다. 아마 이때부터 다들 음식 열심히 집어 드신 것 같기도하고...ㅎ
3) Quinta do Vallado Touriga Nacional 2009 - 포루투갈
포루투갈의 대표 토종품종 투리가 나시오날입니다. 포루투갈의 와인은 여러모로 스페인 와인과 비슷한다는 느낌을 받네요. 하지만 포루투갈 레드 특유의 맛이 아주 잘 표현되어있습니다. 포루투갈 와인은 3~4개 정도밖에 안 마셔봤지만 이 '특유의 맛' 때문에 아 이건 포루투갈이겠다라는 생각이 들 법합니다. 미드팔렛 이후부터 느껴지는 이 맛은 과일맛이라기보단 seasoning같습니다. 전에 바디감이 라이트한 와인을 마셨을땐 이 맛이 되려 구조감을 받쳐주며 묘하게 밸런스가 들어맞는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다시 오늘의 포루투갈 와인으로 돌아가면, 앞 두와인과 비교했을때 좀 더 전통적인 스탈입니다. 첫맛이 유독 스페인의 템프랄리뇨 같았습니다. 조금 덜 익숙한 느낌도 있고 입에 착착 붙는 스탈은 아니라 별다른 코멘트도 인기도 없었지만 나름 재밌고 맛있는 와인이었습니다.
4)Royal Tokaji 2008 - 헝가리
선입견 없이 최대한 본인의 느낌에 객관적으로 집중해보겠습니다.ㅎ
obvious한 살구향이 노즈부터 느껴집니다. 마셔보면 처음부터 미드팔렛까지 부담스러움을 겨우 면한 당도가 아주 좋습니다. 성시백님이 '우리엄마가 타주는 꿀물보다 맛있다' 라 평하셨는데, 분명 꿀물 뉘앙스가 있었습니다. 괜히 꿀물 비교가 나온게 아니었던것 같아요ㅎ 이렇게 달면서도 뚜렷한 산도가 전체적으로 깔리면서 상큼하네요. 피니쉬로 갈수록 마치 살구의 떫은맛, 디저트 taste를 완성하는 살짝의 nutty함까지 아주 좋습니다. 피니쉬의 complexity가 참 인상적인데요, 하나하나 다 집어낼수없지만 쉽게 표현하면 산도가 함께하면서 자몽스럽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디저트 와인 치고는 점도가 진득한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하늘거리는 바디감이 배부른 만찬의 디저트로는 더 적절하지 않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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