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이런 불쌍사가 저에게 일어나고야 마는군요....헤이코리안 자동로그아웃 나빠요 ㅠㅠ
네시간동안 쓴 후기가 전송을 누르니 이렇게 허망하게....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올리겠습니다...ㅠㅠ
(다른분들도 조심하라고 남겨두겠습니다.. 자동 로그아웃 조심하세요!)
안녕하세요 지난 번개 모임에서 처음으로 인사드린 박태우 입니다.
10개 가까이 되는 와인을 접하고 갑작스레 후기를 쓰려니 막막함이 앞서네요. 그래도 기억을 짜내어 짧은 표현력으로나마 즐거웠던 시간 공유해보겠습니다!
* 1차 와인마시면서 영화 감상하기
요리 관련 영화를 보면 음식 비쥬얼에 애꿎은 군침만 삼키곤했습니다. 이번에 본 영화는 다큐멘터리이긴했으나 한 손에 와인잔을 들고 극장에 앉아있으니 기분 좋더군요. 영화보면서 맥주는 몰라도 와인은 또 처음이라 ㅎ
이번에 같이 본 Mondovino는 로버트 퍼커와 미셸 롤랑같은 사람들이 와인의 다양성과 본연의 특성을 어떻게 망치는지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였습니다. EBS에서도 '세계화의 그늘'이라는 다소 상투적인 가제를 달았다는.... 사실 보는 내내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횡포도 문제지만, 이름값에 홀랑 넘어가는 다수들도 문제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와인 생산자한테 돈 적게 벌더라도 전통을 유지해야지! 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사시사철 배추김치를 먹어야하고 배도 한가지 종류만 먹는 다는 우리나라 생각도 나네요. (http://foodi2.blog.me/30177708083)
영화 내용은 씁쓸했지만, 전 중간 중간 점프님이 따라주시는 와인이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바로 Maboroshi의 화이트 와인과 피노였는데요, 크게 알려진 브랜드는 아니지만 모임이 끝난 한참뒤에도 맛이 생생히 기억나네요.
전 사실 화이트 와인 특유의 지릿한 맛과 이게 맛있는건지 아닌건지 헷갈리는 특성 때문에 대단히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 (물론 좋은걸 많이 못마셔본 탓이겠죠;;) 그런데 이 날의 첫 와인이었던 Maboroshi의 화이트 와인은 입맛을 딱 때리는게 입에 착붙는 맛이 있었습니다. 이 진한 노란색 와인의 쨍한 맛이 (전 이를 긍정적인 의미로 쇳물맛이라 표현합니다) 한 모금씩 계속 들이키게 하는 매력이 있더군요. '나는 달다!' 라고 확실히 표현하면서도 끝맛은 깔끔해서 들척지근하지도 않았습니다. 부담없이 cordial하게 즐기기에 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중간에 등장한 피노. 극장이 어두운 탓에 색깔을 보지는 못했지만 향과 맛을 보자 마자 응? 이게 피노야?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신선한 맛이 었습니다. 여느 피노에서 맛볼수 없는 깊은 오크향과 바디감이 피노의 섬세한 맛과 묘하게 어울렸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강한 향과 맛은 덜해졌지만 피노 특유의 톡쏘는 텍스쳐가 좋았습니다. 전 피노까지 마시고 아 이 와이너리 스타일이 분명한 맛을 선호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나중에 2009년 빈티지의 영향이 큰 것 같다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Mondovino라는 영화는 런닝타임이 무려 2시간이 넘었습니다. 사실 작은 잔이었지만 와인 4잔을 마시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2시간 가까이되자 결국 고개를 90도로 꺾고 잠들었네요;; 영화 말미에 스윽 깨어나보니 먹던 과자와 와인잔이 깨끗하게 치워져있어 얼마나 민망하던지....나중에 점프님이 잊지않고 잘잤냐 물어보시더군요 ^^;;
* 2차 랍스터 및 크렙과 함계하는 디너 타임!
드디어 저녁시간이 되었습니다.
극장에서 올라오자 마자 점프님이 쌍콤하게 버블리를 따라 주셨습니다. Rebecca K Brut Sparkling Wine라는 와인이었는데 1차에서 마신 와인과 같은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것이라더군요. 스파클링 와인을 만든지 갓 3년째라 이제야 겨우 감을 잡는 거 같다라는 코멘트가 있었다는데 아직 막입인 저에게 그저 맛있게만 느껴졌습니다.드디어 저녁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디너. 식탁에 놓인 빨갛게 익어버린 랍스터와 크렙을 보고있자니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최근에 생긴 갑각류 알러지에 대한 공포는 잠시 넣어둔채 다소 스릴 있는 식사를 즐겼습니다. 오두팔님이 안된다고 말리는 가운데 바로 옆에 병원이라 안심하라는 다른 분들 사이에서 갈등했지만, 결국 먹을 건 다 먹었습니다ㅎ (다행히 아무 이상 없었어요!)
Novellum Chardonnay 2012 & Oyster Bay Sauvignon Blac 2012
주 메뉴가 해산물인 이유로 여느때보다도 많은 종류의 화이트 와인이 등장했습니다. Novellum Chardonnay 2012 사실 이 와인에 대한 인상은 그리 깊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당시에 제 몸의 반응을 살피느라 와인에 집중하지 못했던 탓도 있습니다;; 비교적 드라이하면서 깔끔하다는 느낌이었고 괜찮았다라는 기억에 남네요...그런데 두번째로 나온 Oyster Bay 와인은 여러얘기가 오가기도 했고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이 뉴질랜드의 와인은 밍숭맹숭 하지도 않고 나름 자기색깔이 분명한 화이트 와인이었습니다. 같은 것으로 세번째 병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병마다 기복이 좀 있다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제가 마신 이 세번째 병은 오 이건뭐지? 하고 라벨을 찾게 되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Louis Boillot Volnay 1er Cru Clos de la Chapelle Monopole 2008
식탁에서 랍스터와 크렙이 지나가고 드디어 이날의 첫번째 레드와인이 선을 보였습니다. 이 와인이 잔에 따라질 때 오...하는 감탄사를 금할 수가 없었는데요. 맑으면서도 다홍색에 가까운 붉은 빛이 좋아 한참을 쳐다봤답니다. 가물가물한 기억을 붙잡으며 테이스팅 노트를 따자면, 피노 답게 향이 참 깊고 풍부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신입이라고 챙겨주신 Burgandy 소믈리에 잔에 옮겨 담으니 향이 배가 되더군요. 프루티 하다기보단 베리의 달달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졌습니다. 색깔 탓인지, 지금 와서는 어렴풋이 따뜻한 느낌이었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서프라이징하진 않더라도 딱집어 아쉬운 점을 찾기도 어려운 눈과 코가 즐거운 충분히 만족스러운 와인이었습니다.
CVNE Imperial Gran Reserva 2004: 2013 WS #1
2013년 Wine Spectator에서 일등했다던 그 와인! 말로만 들어도 대단할 거 같은 와인을 이렇게 직접 마셔볼 수 있게되서 매우 영광이었습니다. 오두팔님은 마셔보고 카톡으로 리뷰를 여러분에 보내줘야한다 할 만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어있는 핫한 와인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그러나...모두가 고대하던 이 와인을 각자의 와인에 따랐을 때, 다들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와인의 퀄리티를 떠나서 너무 young하다는 인상을 강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와인이 열릴수록 실키하고 깊은 향이 올라오긴 했습니다만 오크향이나 실키한 맛보다는 프루티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끝이 까칠까칠한게 여전히 타닌감이 너무 강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분명 포텐셜이 큰 와인이라 생각되지만 아직 꽃봉우리에 머무르고 있는 와인에게서 대단한 특색을 찾아보기에는 어려웠습니다. 한 분이 2001년 산의 같은 와인을 시음해보셨다는데 아무래도 내년은 커녕 5년은 기다려야할 것 같다는 평을 하셨네요.
Paleo LeMacchiole Bolgheri Cabernet Frac 2003, Blind by 오두팔
오두팔님께서 준비해오신 이태리 볼게리 지방의 2003년산 100% Cabernet Frac. 탁한 색깔에 침전물도 보이는 이 듣도 보도 못한 와인을 시음하면서 다들 대체 이게 무슨 와인이냐라며 혼란 스러워했는데요, 오두팔님은 그 광경을 참 즐거워하시더군요ㅎ 캘리포니아다....이태리다...말이 많았는데 전 사실 와인 시음 경력이 워낙에 짧아 산지를 알아맞출 정도는 못되서 품종이라도 맞춰봐야지 하고 엄청 없는 미각을 짜냈습니다. 처음 맡은 향은 프루티한데 탄닌과 바디감을 봐서는 절대로 피노 멜롯은 아닐테고 ...강한 느낌이 있지만 피니쉬도 훅가는 편인데다 바디감이 그다지 탄탄한 거같지도 않아 까쇼같지도 않으니...그렇다며 쉬라....? (제가 쉬라를 많이 안마셔봐서;;;;ㅋㅋ) 대부분 에이 미국이네 미국. 미국이 확실하네 할때, 점프님은 산지 품종 빈티지까지 모두 맞춰버리시는 저력을 발휘하셨습니다. 대단하십니다! 저는 뭐....까베르네 프랑? 아...그런것도 있구나 ㅋㅋㅋ
와인 테이스팅 전반적으로 프루티하면서 탄닌이 강단이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거부감이 들정도는 아녔지만 탄닌이 끝부분이 아니라 중간부터 시작해서 맛의 피니쉬가 끝난 후에 까지 남아 텍스쳐가 꾀나 까끌했습니다. 이태리 와인 답게 피니쉬가 사악 사라지는 특징도 있었네요.
사실 재밌는것은 오두팔님이 따른지 한시간정도 뒤에 다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시켰는데, 다들 쿠네네 쿠네, 근데 알고보니 Paleo였다는...시간이 지나면서 그윽히 올라오는 로즈 노트에 홀랑 속아버렸습니다. 첨엔 이런 와인이 80불이나 한다느니 말도 있었지만 사실 매우 흥미로운 와인이었습니다.ㅎ
Leon Barral Faugeres 2009
그리고 이날의 대미를 장식한 마지막 와인. 점프님께서 오픈하기에 적기라는 멘트를 곁들이며 따라 주셨습니다. 사실 처음 향을 맡으면서 별 특별한것은 못느꼈는데 다들 꼬리꼬리하다고 하시니 그런 것 같기도하고... 오두팔님은 꼬리꼬리하다 못해 소똥 말똥 냄새가 난다며 이게 무슨 포도에서 나는 향이냐며 웃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저도 린스를 비우고 나니...아니 이게 무슨 '냄새'인지...굳이 예를 들마자면 무슨 청국장스러운 와인이었습니다. 이런 의외성 떄문에 제가 와인을 좋아하지만, 참...못들었으면 모를까 괜히 앞에 놓인 한 잔을 비우기가 꺼려지더군요ㅎ 맛 자체에서는 심하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포도의 상큼한 보다는 오묘한 발효취가 있는 개성이 뚜렷한 와인이었습니다.
리뷰가 한바탕 다 날라간탓에 헉헉 대며 겨우 다시 썼는데요, 다른 분들의 현란한 테이스팅 노트를 보면서 어쩌나 했으나 현장의 분위기를 담는데 주력했습니다ㅎ 후기를 실을거였음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둘걸 아쉽네요 ㅠㅠ 사실 와인도 맛잇었지만 점프님의 형수님이 준비해준 음식이 얼마나 맛있던지, 알러지 반응도 없었다는! ㅎ EJ누님이 가져오신 케잌도 감동 이 날의 일등 참 뉴욕에 공부하러와서 덕분에 입이 호강합니다. 연말 모임을 더욱 기다려지게 하는 모임이었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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